12/28/2013

순대 맛집, 쓸쓸한 크리스마스에 순대가 날 위로하네

순대 맛집, 쓸쓸한 크리스마스에 순대가 날 위로하네


순대 맛집 얘기부터 하기 전에 잠시 우울스런 얘기 좀 늘여놓으며

하소연 하는 하릴없는 글을 써보려나이다.


크리스마스...

그 달콤한 이름이여~~~

부푼 마음을 안고 나선 크리스마스 오후가 참 쎄드했나이다.



만남 장소도 이리 바꾸고, 저리 바꾸고

쉽게 정해지지 않더니...

시작부터 어그러지나 싶어 맘 속으로 '긍정 마인드'를 강제 주입시키기 시작했죠.


'아냐~~ 오늘은 즐건 크리스마스가 될거야!

마치 선물같은...'



같이 간 친한 후배는 제 속은 아랑곳하지 않고,

흡연을 할 수 있는 카페로만 장소를 정하려는 사람땜에

화가 나 볼멘소리를 늘여놓습니다.

살살 달래가며 겨우 찻집에 들어갔네요.



저는 개인적으로 개성이 강하고,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참 좋습니다.

새로운 이야기를 듣고, 견문도 넓히고 말이죠.


그러나 인품이... 어찌 안 되는 사람은 감당이 어렵네요.

사람들과의 만남이 모두 좋을수는 없잖아요.

언제나 좋은 사람만 만나는 것은 어려우니까요. 하하.... ㅠ

평소 상처를 많이 받아 높은 방어막이 드리워진 사람은

쉽사리 친해지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.




흐응...

불편한 만남을 무사히 마치고, 그냥 나가기 머해

예의상 평소 좋아라 하는 핫쵸코 시켰네요.

별로 안 먹고 싶은데 명수대로 음료를 시켜야 하는 이 찻집...

정말 맘에 안듭니다.

담배 냄새로 온 카페가 진동을 하는데다가

핫쵸코도 참 멩멩하니 맛이 없네요.





좋은 만남을 기대한 크리스마스였건만...

잠시 잠깐의 기대감 만발이었던 순간이었네요.


친한 후배와 터덜 터덜 돌아가는 길에...

맛있는 튀김이 먹고 싶어 포장마차에 앉았네요.

그런데 그 튀김과 떡볶이 마저 맛이 없더란거죠...




맛없는 것 먹으면 저는 왜이리 화가 나는지...

그리 글루미한 맘 추스르며 집에 오는데

마침 제가 평소 좋아하는 순대 맛집 황제 순대가 눈에 띠었네요.



요일마다 정해서 집앞에 순대 차를 몰고 오시는 이 할아버지는

순대를 듬뿍 듬뿍 썰어서 주십니다.

차에 큰 가마솥이 들어가 있어 순대와 내장을 꺼낼 때

가마솥 안은 김이 가득히 모락 모락 피어나죠.

황제 순대 맛집 할아버지는

즐거운 성탄 보내라며 정을 듬뿍 담아 건네 주십니다.




황제 순대는 쿠린내가 안나 참 먹기가 좋습니다.

저는 찰순대보다 고기순대를 좋아하고, 오도독 씹히는 내장도 참 좋아해요.



쓸쓸한 크리스마스 저녁,

달콤한 케잌이 아닌 순대 맛집 황제 순대가 날 위로하네요.



하릴없는 약간 허무스런 글을 마치나이다.





2 comments: